1. 연구란 인류와 사회의 앎을 확장하는 것으로, 기존에 알려져 있던 것을 재현하는 것과는 다른, 참신성novelty을 갖는 고도의 지적 활동이다. 사회변화에 적응하게도, 직접 변화시키는 동인도 된다.
  2. 과학은 이미 존재하는 자연 현상에서 과거에 설명되지 않던 것의 설명을 목표한다. 이 과정 중에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거나, 데이터로부터 설명을 찾아내는 방법이 사용된다.
  3. 이때, 연구의 주제를 정함에 있어 ‘뭔가 이상하다’, ‘기존에 알려진 체계로는 제대로 설명이 안 된다’ 라는 느낌problem sensing이 과학 연구의 시작이 된다. 이때, 호기심이 중요한 연구 동력이 된다.
  4. 반면, 인공물로의 실현을 다루는 공학은 법학, 의학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사회적 수요가 있다. 공학 연구는 ‘에너지를 지금보다 만 배 정도 덜 쓰는 컴퓨터가 필요하다.’, ‘로봇이 헤매지 않고 지름길로 목적지에 보내고 싶다.’ 같은 통점pain point이나 불만족을 가진 구체적 수요에서 시작한다.
  5. 공학 연구는 구술이나 자료로부터 수요자의 요구사항을 구체화requirement specification하고, 유한한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으면서도 문제 해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문제를 정의problem definition한 뒤 이 좁은 문제의 공학적 해결을 모색하게 된다.
  6. 공학적 해결이란 요구사항을 만족할 수 있는 인공물의 설계engineering design 실현realization 평가evaluation 를 통해 이루어진다. 공학 연구결과의 최종 평가는 연구의 결과물이 자연 현상을 더 잘 설명하였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이의 요구사항을 얼마나 만족하였느냐로 이루어지게 된다.
  7. 연구의 결과물이 학술논문과 같은 지적 성과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기관에서도 검증할 수 있도록 재현성reproducibility을 지녀야 한다. 이 재현이 특정하고 좁은 응용에만 가능하다면 석사 논문의 연구주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박사 논문이라면 복수의 문제 해결에 공히 적용되는 추상적이고 압축된 형태와 범용성universality을 가진 원리principles와 해결책solving methods을 기대할 것이다.
  8. 따라서 좋은 공학 연구는 시대적 사회 수요contemporary social needs에 부응하고 재현성과 범용성을 갖는다.
  9.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공학연구는 프로젝트와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 프로젝트란 자원예산, 공간, 장비, 인력, 자료를 투여하는 곳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의 당면 수요가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시의성이 있고 설득력이 있는 연구주제를 감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10. 정부와 기업 프로젝트 모두, 기관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관련된 전문가들을 양성해 기관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가 있다. 국제 협력 프로젝트 역시 교류가 있는 나라와의 상호 호혜에 기반한 인적 교류를 통해 양국 간에 관계를 돈독히 하고자 하는 기대가 있다.
  11. 프로젝트가 본인의 관심사와 역량 그리고 장기적 목표와 맞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프로젝트에 의해 투입된 자원 즉, 예산, 장비, 공간, 자료 등에 사용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기 어렵다. 공학 연구는 개인의 호기심이 핵심 동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프로젝트 계획 및 작성 단계에 참여하여 본인의 관심사와 역량 그리고 계획이 프로젝트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재현성 높은 연구로 사회 가치를 창출하고 기여하는 것은 공학자로서 보람이자 즐거움이다.
  12. 공학은 사회 발전과 같은 속도로 발전하므로 아이디어의 발상부터 구현 그리고 출판까지의 속도가 중요하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통해 시의성 있는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의 습득과 협업 경험이 중요하다. 마감이 있는 프로젝트 진행은 연구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도 하게 된다.

Last Updated: Mar 3,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