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원 생활의 최종 결과물은 학위academic degree와 학위논문dissertation이다. 석사과정은 2년, 통계적으로 박사과정의 경우 4년에서 5년, 석박통합과정은 6년에서 7년 가까이 걸린다. 이 기간은 인생에 있어, 무한 가능성을 지닌 청년에서 전문분야를 갖는 독립적 어른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기다.
  2. 학위를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학원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지식으로 대학을 벗어나 세상에서 전문가로서 살아가야 한다. 따라서 학위 과정 중에,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예측이 어려운 세상에서 사회구성원으로 잘 살아가기 위한 자질을 쌓고 훈련하는 것 또한 중하다.
  3. 우선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학위논문을 작성하고 논문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학위논문의 조건은 기존에 없는 참신성을 담고 있어야 하고, 이론적으로도 실험적으로도 검증이 되어야 한다. 전 세계에는 수십, 수백만의 연구자가 있기 때문에 기존에 없는 참신한 연구를 하기란 매우 어렵다.
  4. 박사 학위논문의 경우 1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을 자신의 이야기로만 채워야 하는데, 이 정도 분량을 채울 수 있으려면 할 이야기가 아주 많아야 한다. 학위과정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안에 어떻게 분량을 채우고 경험을 할지 잘 계획해야 한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고생담이다.
  5. 석박통합과정을 6년이라고 하면, 개인별로 차이는 있겠으나, 우리 분야의 경우 첫 절반은 실험을, 남은 절반은 이론화에 쏟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 실험이라고 하면, 직접 발상하고 설계하여 제작해 구동해 보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이같이 실험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6. 이 같은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타인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포용할 수 있으면서도 체계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하고, 불확실이 혼재한 복잡함에 질서를 부여하고자 하는 성실함이 있어야 해낼 수 있다. 이 과정 중에 리더십을 얻게 되고 변화가 빠른 기술 분야에서 발맞출 수 있게 된다.
  7. 실험과 구현 그리고 외부와의 소통을 통한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 남은 절반은 이들 경험의 세계를 추상화, 일반화하여 수학으로 번역하는 데 집중한다. 수학은 생성의 힘을 가지고 있고 질서를 부여하는 힘이 크다. 그리고 지역과 언어 그리고 세대를 초월하는 힘을 갖는다.
  8.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생각을 정리하고 전개하는 힘, 글을 쓰며 핵심을 도출하고 설득력을 갖게 하는 힘, 새로운 것을 밀어붙여 되게 만드는 추진력, 여러 구성원과 조화를 이루는 힘을 갖게 된다. 이런 능력을 갖추고 발휘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학위 심사를 받기 위한 우리 연구실의 권장 요건은 국제학술지 1편 + 국제학술대회 2편 내지 학술지 2편 + 학술대회 1편이다.

Last Updated: Jul 28, 2020